2010년 5월 10일 월요일

Cut (Cut, 2004 in )



개인적으로 옴니버스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여러 쉐프들은 요리를 한다.
어떤 것은 디저트가 되어 입맛을 돋우고, 어떤 것은 당당히 메인요리가 된다.
Cut은 분명히 쓰리,몬스터(Three,extremes)에서 메인요리이다.

기묘하다. 전에 쓴 <사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이 정도의 모습이었다면 분명 지금쯤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또 배우들의 눈빛을 얘기하자면 여기서 배우들은 눈빛을 흔들지 않는다. 누구보다 긴장되어서 팽팽히, 당장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눈빛을 보여준다.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비주얼도 상당하다. 한마디로 강렬하다. 절대 유약하지 않다. 외강내강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쉽게 지칠 수 있지만, 뭐 어때 옴니버스 영화인데! 공기 중에 공포로 울려퍼지는 이병헌의 저음, 강혜정의 번진 화장을 한 눈은 바닥에 흘러넘치는 피보다 더욱 선명하다. 임원희의 캐릭터는 하나의 쇼가 된다. 적절한 서스펜스와 코미디,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면 불쌍한 남자. 그래서 그의 복수 아닌 복수가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

도덕적 딜레마와 아이러니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지루하다.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는 그저 한가지 질문에 답하면 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사소한" 질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대답을 한다.
그것은 지금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것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피가 많이 나와서? 도끼지을 해대니까? 강혜정의 화장? 아니다. 우리가 받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결국은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하던 그 무언가였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 때문에 메인요리가 된다. 이제 우리는 흠뻑 요리에 취하면 된다.

Mangiare, por fav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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