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6일 일요일

쌍화점 (A Frozen flower, 2008)


아... 쩔어!! 아마도 한국영화 역사상 아직도 가장 야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또 당시의 뉴스를 찾아보니 송지효가 헤어누드까지 한다는 루머가 있었던 듯 하다. 에로틱한 강렬함에 있어서는 그래도 괜찮았을 법한 영화다.
욕정이 넘실거린다. 뒤이어 육체도 넘실거린다. 마치 더이상 못 이기겠다는 듯이 서로를 감싸안는다. 비열한 손이나 눈빛이 아니다. 그저 원초적인, 서로를 가져야만 하겠다는 그런 "고픔"이다. 평생 왕의 꼳츄맛만 보던 홍림은 그녀의 버진에서 새로운 쾌락을 느꼈을지도. 어쩌면 사랑이 아니라 그저 "하고싶다"로 보였던 것은 그 이유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어설프다. 그래서 이 영화가 아쉬운 이유이다. 어설픈 사랑이느니 "난 널 죽도록 갖고싶어" 라는 애욕이 더 강렬하다. 몸 섞다 보면 마음도 섞이기 마련.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여전히 널 죽도록 갖고 싶어라는 마음이 더 크게 보여졌더라면 영화는 명불허전이 되었을텐데.
송지효는 무겁다. 눈빛도 목소리도 가라앉는다. 그래서 더 진중하다. 그녀가 그 "어설픈 사랑"에 지쳐보이는 이유는, 그녀의 애욕은 인물에 비해 가볍기 때문이다. 날이 어둡다. 자시가 되었다 보다. 옷은 벗겨지고 서로를 애무하며 몸은 반응한다. 사실 이 영화가 싫으면서도 "좋은" 이유는 이렇게 과감하다. 젠체하지 않는다. 노출도 표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쩌면 앞으로의 몇 년 후에 여배우의 노출에 관한 패러다임은 바뀔 것이다. 그저 신체부위일 따름인, 가슴에 엉덩이에 굳이 큰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 대신 그 장면이, 그 흐름이 정말로 "갖고싶은-욕망" 이었는지가 중요하다.
송지효는 극 중에서 홍림을 원한다. 사랑인지 욕정인지 따지자는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불나방 처럼 그 불에 몸을 던진다. 결국 그녀에게 남은 것은 없지만, 아마도 그녀는 이후에 잘 살았을게다. 왕후는 용감했고, 누구보다 진중했으며, 누구보다 솔직했다.
이 것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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