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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왜 그랬어요?" 묻는다. 사실은 자신에게 하고 싶은 질문일지도. 결국 죽음으로 다가간다.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쓸쓸히 읊조리던 독백처럼, 사실 흔들렸던 것은 남자의 마음뿐인데.
이병헌의 눈빛은 쓸쓸하지 않다. 그러나 깊다. 깊어서 속내를 읽어낼 수 없을 만큼, 진중하고 고요하다. 그런 그의 눈빛이 흔들리는 순간은, 그의 뒷모습이 흔들리는 것은 그녀의 첼로때문이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는데, 그는 그녀의 연주를 듣는 장면이다. 눈빛은 없지만 단단히 굳어진 어깨는 그녀의 소리에 무너져버린다. 보리수가 흔들리던 그 모습처럼, 그는 흔들린다. 가벼운 흔들림이라기 보다는 아쉬운 흔들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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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영화는 고급스럽다. 그런데 조금만 수가 틀리면 폐 시장에서 묶여서 물 세례를 받는다. 진흙에 파묻히고 축축한 복수심만 남는다. 젠체하지만 사실은 속은 비틀어져있다. 달콤 씁쓸하다고? 와인인 줄 알고 마셨는데 칡즙이 넘어온다. 써서 뱉고 싶지만 그저 삼키는 수밖에. 질끈 감고 그냥 버텨내면 또 흔들림이다. 유난히 화장실 거울에 비친 피를 씻어내는 남자의 눈빛이 막막한 이유는 아직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사람들은 모두 흔들린다.
보스도, 남자도, 여자도, 심지어 백사장도...
그 미묘한 떨림은 큰 파동이 되어서 모두들 자신에게 질문한다.
"나한테 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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